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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개발자일기

2025년 2월 기록

by Lajancia 2025.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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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생

생일이 있는 달이다. 동시에 다시 백수가 된 달이기도 했다. 2025년 새해 다짐을 한 것이 무색하게, 다니던 회사가 갑작스럽게 폐업하는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함께 오래오래 일하고 싶었던 팀원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나는 8개월만에 다시 따끈따끈한 이력서를 꺼내야만 했다. 7년 넘게 경영되었는데 폐업에 한달도 걸리지 않았다. 음, 실업 급여와 임금 체불 진정서 작성이라니. 이렇게 내 이탈리아 인턴 생활에서 러-우 전쟁으로 인해 비행기가 취소된 사건 이후로 또 도파민이 터지는 이야기가 탄생했다. 

 

다시 백수가 된 날, 가장 먼저 집을 조금 정리했다. 생일 선물로 받은 에디파이어 mr3를 둘 곳이 필요했던 탓도 있었지만, 그동안 동생과 나 둘 다 일을 하다보니 제대로 집을 치우지 않았던 것도 있었다. 그렇게 밀린 집안일을 하고 벌써 4년이나 된 아이리버 스피커에서 나름 스피커라 부를 수 있는 수준의 물건을 들이고 나니, 과연 음량부터 차이가 났다. 설치하고 나서 가장 먼저 들은 곡은, What Could Have Been이다. 아케인 수록 OST중 가장 웅장하고 알 수 없는 의욕이 샘솟는 느낌이었다.

 

실업 급여를 신청하고, 진정서를 작성한 후에 책상에 앉았다. 생각보다 절망적이지도 않았고, 화가 나지도 않았다. 당황스럽긴 했지만 이제는 거의 희석된 상태였다. 이번에는 또 어디서 일해볼 수 있을까. 약간의 기대와 약간의 불안, 약간의 공허함과 약간의 허전함이었다. 시간은 분명 넘칠만큼 있는데, 이상하게 직장인 시절 보다 더 바쁜 기분이었다. 차라리 잘된 일일지도 몰랐다. 애초에 공무원처럼 평생 다닐 수 있었던 첫 회사를 떠나고 스타트업으로 이직할 때 이런 불확실성을 각오하지 않았던가. 물론, 이정도로 짧게 끝나는 건 예상하지 못한 것이 맞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을 주워담을 수는 없었다.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따르고, 이건 내 선택에 따른 결말이었기에 책임져야 하는 것이었다. 받아들이고, 다시 다음 행동을 취할 때였다. 

 

마카오와 조마

인생은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지. 그래서 재미있는 거 아니겠어? 짱구는 못말려에서 마카오와 조마의 첫 등장 대사였다. 이정도로 재미있기를 바란 건 아니지만 그렇게 되었다. 도통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수가 없으니 이제는 재량껏 일이 닥쳤을 때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린 것 같다. 기동성 100을 찍어야겠다. 적어도 예상치 못한 위험의 순간 회피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

 

시간이 남은 김에, 그동안 미뤄왔던 react native를 조금 건드려볼 생각이다. 마침 Nomad coder에서 좋은 무료 강의가 있었다. 미뤄뒀던 텍스트 노벨 arg 게임도 기획을 해보려 한다. 만화도 그리고, 글도 쓰고, three.js로 애니메이션도 추가해봐야 하는데, 뭔가 전보다 훨씬 할게 늘어난 느낌이다. AWS SAA 시험과 정보처리기사도 빼놓을 수 없다. 으아아악

 

계획을 하고, 또 수정을 하고, 아마 또 다시 수정을 하게 될 것이다. 우선순위를 재정립하고 또 다시 재배치하며 하나씩 이뤄보자. 무산되었던 일본 여행도 다시 계획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시간이 있을 때 최대한 해보자.

 

뭐부터 해야 할까?

이력서를 넣는 건 매일 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러니 이외에 해야 할 것으로 우선 react native 강의를 완강해야겠다. 정보처리기사 실기는 아직 몇 달 남았기에 AWS SAA 위주로 시험을 준비해도 될 것 같다. 강의가 마무리 되면 R3F로 모션 애니메이션을 추가해두자.

 

이외 남은 시간에는 블로그나 소설을 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규칙적인 루틴을 통해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2025년은 조금 더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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