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러 놓은 것들과 저지를 것들, 그리고 의지 잔여량
천장을 바라보며 누워있는 동안 온갖 잡생각이 튀어나오는 것은 N의 숙명과도 같은 일인 듯 싶다. 점심은 뭘 먹지로 시작해, 환율이 곤두박질 치고 있으니 환전을 언제 할까로 끝나버리니, 머리가 지끈거리고 있었다. 거의 대부분은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들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생각에 매몰될 것 같은 시점에 놓인 N에게 가장 효과적인 처방은,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한 자가 진단이었다. 위험을 레버리지 3배로 뻥튀기를 하는 뇌에게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방법이었다.
저질러 놓은 것들에 대하여
- 자산 관리 - 올해는 금융 부문으로 저질러둔 것들이 많다. 적금과 예금, 투자 그리고 개인 연금까지 다양하게 관리를 시작하다보니, 자산 관리가 여간 복잡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해당 부문은 평생을 가져가야 할 분야이기 때문에 종료 일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 정보처리기사 - 필기는 합격하였으니 실기만 통과하면 된다. 이번 하반기 시험은 넘어가고, 내년 상반기에 응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간이 넉넉하게 늘어난 만큼, 꼼꼼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미 직장이 있는데도 자격증을 따려는 이유는 단순하다. 국가자격증이라니, 뭔가 엄청나 보이고 하나쯤 가지고 싶었을 뿐이었다. - 스페인어 - B2를 응시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면 좋겠지만, 2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것과 시험 응시료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우선 구매해뒀던 문제집을 풀 정도로만 할 예정이다. 내년에 스페인 워케이션을 가게 된다면 유용할 것이다!
- 블로그 - 구글 에드센스와 카카오 에드핏까지 모두 승인받은 상태인 만큼, 꾸준히 게시글을 작성하여 유입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아무래도 어느정도 질적인 부분과 양적인 부분이 조화를 이루는 게시글을 작성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지만, 못해도 일주일에 1~2개 정도의 게시글은 꾸준히 올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인스타툰 - 정말 머리가 아픈 주제다. 하루에 두 장 그리는 것도 하루 종일이 걸리는데, 다른 유명 그림 작가들은 어떻게 이틀에 한 번 꼴로 업데이트를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거북이보다도 느린 속도로 한 편 한 편 업데이트를 하고는 있지만, 이왕 시작한 것이니 끝을 볼 예정이다.
- 책 - 이번에 읽고 있는 책은 '분열하는 제국'이다. 시간이 있을 때 마다 한 챕터씩 읽고 있다.
- blender - 시간이 꽤 많이 잡아먹히는 작업이다. 때문에 다른 작업들이 어느정도 진행된 뒤, 가장 나중의 우선순위로 할 필요가 있다.
저지를 것들에 대하여
- 개인 블로그 리뉴얼 - 포트폴리오로 사용하고 있던 프로젝트를 정리하고 WebGL을 적용한 여러 실험적 프로젝트를 올려보고 싶다. 특히 WebXR로 메타퀘스트 프로와 상호작용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한 번 쯤 시도해 보려고 한다.
- Go와 Kotlin - Go는 늘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이기도 했다. kotlin은 Java와 유사한 면이라도 있지만, Go는 완전히 새로운 언어였기 때문이다. 프론트엔드 개발자이지만 백엔드도 어느정도 알고 있을 필요가 있는 만큼, 이 두가지 언어는 간단하게라도 다뤄볼 계획이다.
남아있는 의지
차근차근 적어보니 많기도 하다. 이제 문제는 의지에 달렸다. 너무 지나치면 번아웃이 찾아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가장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 될 부분은 블로그에 작성중인 trello clone code 글이고, 해당 프로젝트가 끝나면 개인 블로그 리뉴얼을 하면서 새로운 게시글을 작성해나가면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정보처리기사가 예정대로 마무리될 수 있게 꾸준히 준비를 해야 하며, 나머지 목표는 따로 기한이 존재하지 않으니 도중에 멈추지만 않도록 조절하면 된다.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 하지만 결국 가늘고 길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장거리 마라톤을 할 때는 전속력으로 달려서는 안된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 또한 마찬가지다. 결국 끝까지 가느냐 마느냐의 문제이다.
가만히 두면 끊임없이 최악의 결과를 몇 배로 불려대는 뇌를 위해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에 대한 상황을 브리핑한다. 상황은 걱정한 것 보다 나쁘지 않다. 오히려 좋은 쪽에 속한다. 그저 단기적으로 결과를 볼 수 없을 뿐, 그로 인해 불안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충분히 준비되어 있고, 할 수 있다. 여태 그래왔던 것 처럼!
'일상 > 개발자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Hostinger 플랜 교체 (4) | 2024.10.13 |
---|---|
2년차 개발자의 티스토리 시작하기 (0) | 2024.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