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오전 - FUK Coffee, 돈키호테
벌써 3일차 아침이 되었다. 아침 시간은 캡슐 숙박객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시간이다보니, 미리 전날 밤에 갈아입을 옷들을 꺼내두고 화장실에서 갈아입었다. (화장실이 넓다보니 옷 갈아입기 좋다)
오늘도 10시가 되기 전에 어김없이 밖으로 나왔다. 사실상 마지막 날인 만큼 기념품을 사기 위해 돈키호테로 갈 생각이었지만, 그 전에 커피를 한 잔 해야 했다.
FUK Coffee
위치는 나인 아워스에서 15분 정도 걸어야 한다. 걸어가는 내내 아침부터 카페, 식당을 웨이팅중인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새파란 하늘을 보는게 얼마만일까. 아직 추운 편이었지만, 하늘이 가을처럼 높고 파란색이었다. FUK 카페는 후쿠오카 공항 컨셉의 카페인데, 굿즈가 너무 예쁘게 만들어져 있었다. (문제는 돈이 많지 않아 살 수 없었다)
푸딩을 정말 좋아하는 편이라, 근처 카페가 아니라 FUK coffee까지 이 노랗고 탱글탱글한 푸딩을 먹기 위해 걸어왔다고 할 수 있었다. 원래 이 푸딩 위에 아이스크림까지 올려주는 모양인데, 필자는 또 야끼소바를 먹으러 떠나야 했기에 푸딩으로 만족했다. 아이스 라떼와 푸딩이라니. 특히 푸딩은 적당히 달달하고 부드러웠다.
돈키호테 텐진 본점
커피 한 잔 마셨으니, 부지런히 돈키호테로 걸어갔다. 후쿠오카 텐진 본점은 건물 하나를 통째로 사용하는데, 층마다 다른 물건을 취급하다 보니, 종류가 매우 다양했다.
귀여운 아기굴 굿즈와 치이카와 인형들이 쌓여있었다. 특히 책상 위에 올려놓을 만한 작은 지브리 굿즈들이 있었는데, 가격이 2만원 상당이라 사이즈 대비 가격이 비쌌다....
결국 키캣 초콜릿과 이치란 라멘 정도만 구입했는데, 차라리 공항에서 구입하는 것이 더 현명했을 듯 했다.
나오는 길에 미타라시 당고를 파는 것을 발견했다. 편의점 미타라시 당고보다 맛있을까 궁금하여 인절미 당고 하나를 구매했다. 사진처럼 병에 담겨 있고, 안에는 두 개가 들어있다. 병으로 되어 있다 보니 가지고 다니기 편하지만, 꺼낼 때 가루가 너무 많이 떨어져서, 봉지 안에 넣고 하나씩 빼 먹는 수고를 들여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맛은....사실 기대한 만큼의 맛은 아니었다.
점심 - 야끼소바, 일팔라조 호텔
돈키호테에서 나올 때 쯤,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많이 내렸지만 우산을 챙겨왔기에 열심히 점심을 먹으러 떠났다. 일본에 왔으니 야끼소바는 먹어야 하지 않겠나 싶어서 찾은 가게였다.
야끼소바 소후렌 와타나베도리점
꽤 구석진 곳에 있어서 도착한 뒤에도 긴가민가 했던 곳. 한자를 읽지 못하기에 여기가 맞나 서성이던 중, 메뉴판에 야끼소바가 있어서 가게에 들어갔다.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가게인지, 이미 자리가 어느정도 차 있었던 상황이었다. 영어로 대화하는 것은 어렵다보니, 메뉴판을 가리키며 주문을 했다.
계란물에 야끼소바를 담궈서 먹는 메뉴와 만두를 시켰는데, 계란이 정말 담백해서 야끼소바와 잘 어울렸다. 그리고 바삭한 만두를 추가로 주문해서 먹었는데, 시키지 않았다면 후회할 뻔 했다. 지역 주민들에게 유명한 가게인지 단골 같으신 분들도 많이 오가고 있었다. 식사가 거의 끝날 무렵에는 한 두 팀 정도 웨이팅을 하기 시작했지만 대부분 지역 주민들이었다. 관광객이 많이 않아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는 맛집이었다.
일 팔라조 호텔
호텔 일 팔라조는 소후렌에서 그리 멀지 않은 호텔이다. 이탈리아 건축가 알도 로시와 일본의 시게루 우치다가 디자인한 독특한 디자인의 호텔인데, 특별한 조명 디자인과 내부 색감으로 유명한 곳이다보니 가족 여행 전에 한번 답사(?)겸 방문했다.
웅장한 외관.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비현실적인 형태의 건물이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들어가는 입구 쪽은 저 건물 쪽이 아닌, 앞쪽의 통로라는 점이었다.
로비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로 향하면 새파란 빛으로 물든 신비로운 공간과 장미 한 송이가 마중해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로비로 향하면 체크인 데스크와 식당이 바로 보이는데, 어딘지 모르게 그랜드 부다페스트와 같은 비현실적 느낌의 호텔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기도 괜찮고, 숙박료도 나쁘지 않은 가격대라는 후기가 있었는데, 다음에 가족 여행을 오게 된다면 이곳에 머물러도 괜찮을 듯 했다.
저녁 - 모츠나베 이치타카, 야식
일 팔라조 호텔 구경을 끝내고 나인 아워스까지 부지런히 걸어갔다. 비가 그치고 난 뒤였다 보니, 하늘이 어둑했다. 다시 체크인을 한 뒤 조금 쉬며 미타라시 당고를 먹고 나자, 저녁이 되었다.
내일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다 보니, 저녁은 모츠나베로 마무리를 하고 싶었지만 문제는 대부분 모츠나베가 2인 이상으로 제공된다는 점이었다. 1인분으로 제공하는 곳이 없을까 열심히 찾던 중에, 가장 가까운 위치에 1인분으로 모츠나베를 파는 가게를 찾아냈다.
하카타 모츠나베 이치타카
사실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만석에 예약 좌석만 있었지만, 혼자 식사를 하러 왔기에 한 자리 정도 어떻게 앉을 수 있었다. 이곳은 테이블 비용을 따로 받다 보니, 음식값+테이블 비용 이렇게 계산이 된다. (이곳 이외에도 많은 식당들이 이렇게 테이블 비용을 따로 받는 모양이었다.)
1인분 모츠나베는 이렇게 조금 작은 냄비에 담아 준비된다. 두부가 정말 부드럽고 고소했는데, 생각보다 국물이 달았다. 바깥에서 싸락눈이 내리는 것을 보며, 따뜻하게 모츠나베 냄비를 비우고 나니 든든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야식
모츠나베를 먹고 난 뒤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기린 맥주와 생크림파이, 그리고 메론빵을 샀다. 2일차에 먹었던 메론빵은 메론 크림이 전혀 들어있지 않아 실망했지만, 이번 메론빵은 확실하게 크림이 들어가있는 제품이었다. 물론 많이 들어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맛이었다.
맥주 한 잔을 마시며 3일차를 마무리했다. 이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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