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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개발/책

편의점 인간 - 무라타 사야카

by Lajancia 2026.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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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원서로 읽어보려 했던 편의점 인간이었지만, 주문 실수로 인해 한국어 버전을 선물받게 되었다. 이렇게 된거, 우선 번역본으로 읽어보기로 했다. 아쿠타가와상을 수상받은 책인 만큼, 아마 평범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내게 일본 문학이라고 한다면 무라카미 하루키와 히가시노 게이코, 이렇게 두 사람이었다.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의 라이트한 버전에 더 가깝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다. 히가시노 게이코의 소설이 상상과 스릴, 재미, 추리를 추구한다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뭐랄까, 설명하기가 조금 어렵고, 날것 그대로의 인간을 풀어헤쳐둔 느낌이었다 보니 그런 것 같다. 편의점 인간 또한 어떠한 사건과 스릴이 있다기 보다는, 그저 후루쿠라라는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특별한 점이 있다면, 그녀가 반사회성 인격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평범한 사람들과 같이 무리에 어울리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학습하지 못해, 편의점이라는 공간에서 역할을 부여받고 메뉴얼대로 따르는 것을 통해 사람들의 틈에 섞일 수 있는 후루쿠라씨. 그녀가 편의점이라는 공간에 맹목적이게 된 이유는, 결론적으로 타인의 인생에 참견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타인들로부터 스스로를 숨길 수 있는 완벽한 피난처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름의 '평범함'을 연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변에서는 명절날의 잔소리 마냥 그녀에게 알바가 아닌 취업과 결혼을 요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녀는 어디까지나 '소음'이 줄어들기를 바라며 사기꾼과 다를바 없는 시라하를 동거인으로 들여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은, 마치 집에 반려견을 들이는 것과 다르지 않은 모양새였다. 결국 사기꾼 시라하는 후루쿠라를 이용했고, 후루쿠라는 시라하를 이용해 서로 원하는 바를 얻고자 했으나 결국 타인들의 참견에서 도망치는 것 대신, 원래 그녀에게 충만감을 주었던 편의점에 속하는 것을 택한 이야기로 두 사람의 짧은 동거와 이야기가 끝이 난다.

 

책 자체의 내용에서 뭔가 배울만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그러한 것을 염두해둔 소설도 아닌 듯 하다. 그저 한 사람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현대인들의 삶을, 그것도 공감 능력이 결여된 주인공을 통해 비춰보고 있을 뿐이다. 권선징악의 내용도 아니기 때문에, 마지막에 아무런 죗값이나 응징도 없이 그저 후루쿠라를 이용하다 떠나버린 시라하의 행적은 찝찝하기만 하다. 그러나 후루쿠라가 느끼는 사회는 너무나도 시끄럽고, 귀찮기 짝이 없다. 그러나 너무 과장된 이야기도 아니다. 이런 소음들은 정말로 존재하는 소음들이니 말이다. 일본 사회는 타인에게 그리 관심이 없는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생각했지만, 우리나라 만큼이나 타인의 인생에 관여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도 했다. 차라리 공감성이 결여된 후루쿠라가 더 제대로된 인간과 같이 느껴질 지경이다. 

 

결론적으로 책 자체의 문체는 깔끔한 편이며, 내용도 일상을 다룬 만큼 단순하다. 지하철에서 출근 전 짧게 나눠 읽기 괜찮은 소설이었다. 문학상 수상작은 대게 내용이 난해하다보니, 개인적으로는 어떠한 교육적 목적성을 가지지 않은 책들을 좋아해서 이러한 종류의 소설도 나쁘지 않다고 느꼈지만, 히가시노의 소설과 같은 '재미있는' 소설을 원한다면 조금 지루한 소설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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